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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썬을 활용한 금융공학 레시피. 한빛비디어

by 19810721 2020. 11. 22.

파이썬을 활용한 금융공학 레시피. 한빛비디어

 

금융지식은 없더라도 읽어도 되겠지만, 코딩 지식이 없다면 '생활코딩'이라도 보고 읽자.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하다보면, 특정 업무를 진행할 때 필요한 배경지식을 도메인이라고 칭하는데, 보통 프로그래머들은 새로운 분야에 일을 착수하고 완료하기에 앞서 진행 할 일에 대한 배경지식과 전문적인 용어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것을 프로그래밍 관점에서 풀어내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러나 금융과 관련해서는 워낙 방대하고 큰 규모이며, 전문적인 수학지식과 상품의 설계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쉽사리 도전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업무의 성격에 따라 분류해서 전문 영역을 정하고 임하는 것이 보통이다.

 

금융에 대한 접근과 이해도는 워낙 복잡하고 어려운데, 여기도 하나 더해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대한 내용까지 얹어 한 권의 책으로 설명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파이썬 설치 방법이 나오지만, 이는 지옥의 문을 만든 로댕생각하는 사람크기 수준에 불과하다. 전부 만난 것으로 생각했지만 더 큰 세상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말이다.

 

사실 관심이 많은 분야였다. 그래서 시중에 다양한 주식 자동 거래 관련 책을 많이 접했는데 파이썬 기초를 이야기 하다가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API를 소개하고 끝내거나 인공지능이라 타이틀을 달아 놓고는 차트를 한 두개 그리는 수준에 머무는 책들이 많다. 그런 내용에 지친 공학자가 칼은 내 손에 있으니 어떤 횟감을 도마에 올려야 하는가를 차근 차근 설명해 주는 책이다.

 

이 책은 금융에 대하여 알아야 할 주제들을 앞에서 제시하고 그것을 먼저 엑셀로 상세히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을 파이썬 언어로 구현 실행하는 방법을 정확히 제시한다. 금융이라느니 주식이라느니 인공지능이라느니 타이틀을 거창하게 달아 놓고는 책의 절반 가까이를 파이썬을 알아야 된다는 핑계로 파이썬의 기초 내용으로 가득 채워 놓고 겉만 번지르 포장만 해 놓은 사기꾼 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 그렇다고 아예 파이썬 소개를 하지 않으면 역으로 제목에 파이썬을 달아 놓은 것이 무색하니, 맨 뒷장에 부록으로 넣어 놓았다.

 

복잡한 수학공식이 나오기도 하지만 프로그래밍을 조금 할 줄 안다면 문제가 되질 않는다. 어렵고 힘들고 복잡하고 반복되는 일은 제발 컴퓨터에 맡기자. 물론 파생상품까지 시스템으로 자동화 할 정도라면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니 걱정은 하지 않겠지만 이 책을 통해서 주식과 ETF, 펀드 정도만이라도 이해하고 구현할 수 있을 정도로만 습득해도 꽤 많은 것을 얻어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마치 비누 같다는 느낌이 든다. 프로그래밍을 잘 알지만 금융을 모르는 친구와 금융은 누구보다 잘 알지만 프로그래밍은 모르는 친구를 앞에 두고 설명해주는 느낌. 물론 당신이 둘 다 모른다면 먼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 파이썬 책을 구해 읽어보고 재미를 느낀 다음 이 책을 살펴 보기 바란다. 외계어처럼 보이는 내용에 미리부터 질려 버릴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 책을 읽는다고 금융 전문가가 되거나 프로그래밍 고수가 되는 것은 모자람이 있겠지만, 최소한 이미 그 세계를 알고 있는 사람들처럼 문을 열고 입장할 수 있는 티켓 정도는 쥐게 된 것으로 여기고 싶다.